[주문과 첫인상]
이사를 앞두고 2주 정도 디로딩 기간을 가지면서 시나브로파워바를 미리 주문해뒀다. 바가 도착한 뒤에는 다른 일들 때문에 한동안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는데,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운동을 재개하면서 처음으로 써볼 기회가 생겼다. 이전에는 진영 탄력봉을 1년 넘게 사용해왔는데, 그 봉에 비해 전체적인 퀄리티부터 그립감까지 확실히 차이가 난다는 인상을 받았다. 박스를 열어본 순간부터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이 전해져서, 앞으로 진행될 운동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벤치와 그립감]
이전 탄력봉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체감된 부분은 널링의 거칠기였다. 널링이 훨씬 더 공격적으로 들어가 있어서, 벤치프레스 시 손바닥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었다. 바닥에 핏이 맞게 달라붙어 주니 안정적으로 중량을 견딜 수 있다는 안도감이 생겼다. 봉 자체가 1mm 정도 더 두껍게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직은 실력이 부족한(초보인) 편이라 세밀한 차이까지는 잘 못 느꼈다. 다만 손에 잡히는 감촉이 확실히 탄탄하고 편안해서, 심리적으로도 덜 흔들리는 듯한 기분을 받을 수 있었다.
[2.0봉의 특징과 안정감]
시나브로파워바가 2.0 규격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1.8 규격 봉에 익숙해 있던 터라 처음에는 길이가 조금 늘어난 차이가 다소 낯설었다. 하지만 이 길이 덕분에 스쿼트 랙에서 봉을 빼낼 때 좌우 원판이 렉에 걸릴 걱정이 적어졌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었다. 무게가 17kg라 홍보되었는데 실측해보니 16.7kg 정도 나왔다는 점은 그리 대수롭지는 않았다. 파워리프팅 바 특성상 회전력이 올림픽 바처럼 부드럽게 돌아가면 손목을 다칠 수 있어, 적당히 회전이 억제되는 구조라고 알고 있었다. 직접 돌려보면 완전히 고정된 느낌은 아니었지만, 너무 잘 돌아가서 손목이 위험해질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실제 사용 시 큰 불편은 없었고, 벤치를 하면서 손목을 좌우로 돌려봤을 때도 무리 없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스쿼트 시의 장단점]
중간 널링(홈 파인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도 특징적인데, 상체를 드러내 놓고 스쿼트를 하면 등에 자극이 크게 들어올 것으로 보였다. 날카로운 널링이 피부를 그대로 마찰할 수 있어, 자세를 잡기에는 유리해도 살짝 거친 면이 있었다. 등판이 닿는 부분이 확실히 고정된다는 것은 자세 유지에는 이점이지만, 자칫 피부가 까질 수 있어 적절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전에 쓰던 봉에 비해 미끄러짐이 적고, 견착이 정확하게 잡히는 느낌이라 무거운 중량에 도전할 때는 믿음직스러웠다. 스쿼트를 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2.0 규격으로 늘어난 길이 덕분에 안정감이 더해진 듯했다. 기존 1.8봉에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간섭이 생기거나 중심 잡기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바는 그런 불편이 현저히 줄었다.
[총평]
전체적으로 시나브로파워바는 파워리프팅 중심으로 설계된 만큼 묵직한 손맛과 견고함이 느껴졌다. 널링이 거친 만큼 그립력이 뛰어나 벤치나 데드리프트 등에서 손이 미끄러지지 않아 좋았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이 거친 촉감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맨살로 스쿼트를 할 때는 등에 마찰이 크게 느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무게가 17kg보다 미세하게 가볍다는 점은 큰 문제는 아니지만, 예민한 중량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참고해야 할 듯하다. 처음 개봉했을 때부터 바라만 봐도 뿌듯한 느낌이 들었고, 사용하면서 가슴이 웅장해지는 경험을 했다. 앞으로 중량을 늘려가며 더 많은 스쿼트와 벤치, 데드리프트를 해볼 생각인데, 이 봉과 함께라면 한 단계 더 나은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이전에 쓰던 탄력봉과는 다른 차별화된 느낌이 있어서, 파워리프팅이나 고중량 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